창원시 마산합포구 무학산에서 발생한 50대 여성 살인사건 수사가 뚜렷한 증거 없이 답보 상태인 가운데 무학산 등산로 일대 지역민들은 막연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었다.
특히 도심 속 휴식처 같은 곳으로 지역민들이 주말마다, 매일같이 즐겨 찾던 산에서 발생한 강력 범죄 탓에 산을 찾는 발길도 부쩍 준 모습이다.
무학산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 지 닷새째인 2일 오후 창원시 마산합포구 무학산 등산로 중 하나인 서원곡 입구가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한산한 모습이다.
◆적막감에 사로잡힌 원계마을= 2일 오후 피해자 A(51·여)씨가 28일 정오께 최종 목격된 등산로 입구 마을은 적막했다. 무학산 자락 아래에 위치한 원계마을은 주 도로에서 200m가량 떨어진 곳으로 64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작은 마을이다. 무학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주말이나 평일에도 자주 찾는 곳이라 주차장까지 마련돼 있다. 사건 이후 이곳 원계마을을 통해 무학산을 찾는 발길이 뚝 끊겼다고 마을 주민은 입을 모았다.
원계마을 이장 서정철(59)씨는 “사건 후 평일 등산객들이 눈에 띄게 줄었고 마을 사람들도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일대 보안을 위해서 CCTV 설치를 지속적으로 읍사무소와 구청 등에 요청했으나 잘 이뤄지지 않았는데 이번 일로 며칠 뒤 마을 대표들과 시청, 경찰 관계자들이 모여서 회의를 할 예정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등산로 입구 서원곡 일대도 조용= 도심과 바로 연결되는 또 다른 무학산 등산로인 마산합포구 교방동 서원곡 일대도 적막한 분위기였다. 간간이 보인 등산복 차림의 주민들은 불안을 호소했다.
일주일에 2~3회씩 무학산을 찾는다는 주민 김모(45·마산합포구 교원동)씨는 “이 등산로를 자주 이용하는데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는 뉴스가 나온 이후부터 등산을 하는 사람이 절반 이상은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 임모(45·여·마산합포구 상남동)씨는 “사건 이야기를 듣고 불안하긴 했지만 매일 하던 운동을 그만둘 수 없어서 나왔다”며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으니 더 이상 흉악한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치안에 만전을 기해달라고”고 당부하기도 했다.
글·사진=김희진·고휘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