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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5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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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만 부르면 180도 확 바뀌는 반전 소녀랍니다”

[화제의 인물] ‘트로트 신동’ 진주 빈예서양

  • 기사입력 : 2024-04-25 20:3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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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주서 나고 자란 토박이 초등생
    작년 TV조선 미스트롯3으로 등장

    이미자 ‘모정’ 애절하게 노래해
    50대 심사위원 매료시킨 감성괴물

    전국노래자랑 대상 등 각종 수상
    춤 좋아하는 스타의 끼까지 갖춰

    팬 사랑 보답 위해 콘서트 계획
    10년 뒤에도 사랑받는 가수 되고파


    ‘철없는 어린 너를 이국땅 낯선 곳에 피눈물로 보내 놓고 만고 고생 다 시킨 못난 어밀 용서해라.’

    전쟁 나간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노래한 이미자의 ‘모정’. 고작 열두 해를 산 아이가 어떻게 노래할까 의심 가득했던 눈들이 이내 놀란 토끼 눈이 된다.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의 감성으로 반백 년은 족히 산 심사위원들을 매료시킨 감성 괴물의 등장. 작년 12월말 TV조선 미스트롯3를 통해 혜성처럼 등장한 트로트 신동 빈예서(12) 양이다.

    트로트 신동 빈예서양이 경남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0년 뒤에도 사랑받는 가수가 되고 싶다”며 미소를 짓고 있다./이솔희 PD/
    트로트 신동 빈예서양이 경남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0년 뒤에도 사랑받는 가수가 되고 싶다”며 미소를 짓고 있다./이솔희 PD/

    올해로 6학년이 된 예서양은 경남 진주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 트로트 팬들의 심금을 울리며 자랑스러운 진주의 스타가 된 예서양을 지난 23일 진주에 있는 예서양의 연습실에서 만났다.

    “트로트만 부르면 180도 확 바뀌는 반전 소녀 빈예서입니다.”

    스타는 스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연습실로 쓰고 있는 공간을 둘러보면 각종 가요제에 나섰던 사진 기록과 상패, 메달이 가득하다. 바닥 한편에는 색소폰이 있기에 물으니 실제 예서양이 불던 거란다. 한참 수줍어하더니 막상 인터뷰에 들어가니 누구보다 진지해지고, 노래 말고 좋아하는 것을 물으니 망설임 없이 ‘춤’이라고 대답하는, 스타의 끼는 역시 남다른 게 아닐까.

    미스트롯3 출연 전에도 예서 양은 이미 전국구로 능력을 인정받은 스타였다. 지난 2022년 7월 전국노래자랑 남해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던 예서양은 그해 11월 전남 목포에서 열린 청소년트로트가요제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러더니 12월, 전국노래자랑 연말결산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그해 나이 10살로 역대 최연소 출연자였다.


    미스트롯3 화제의 주인공 빈예서, 진주 연습실에서 만났다| 인터뷰

    ‘전국노래자랑 한다더라’는 할머니 제안으로 호기심에 참가했던 KBS 전국노래자랑 남해편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했을 때 예서는 ‘아, 내가 노래를 잘하는구나’를 깨달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연말결산 대상은 예상 못한 수상이었다.

    “인기상에도 (이름이) 안 불리고 장려상, 최우수상까지 모든 상에서 안 불려서 탈락했나 보다 하고 가족들도 다 실망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대상에 이름을 부르셔 가지고. (헤헤)” 최고 중의 최고로 인정받았던 그때 자신감이 붙어 미스트롯3에도 도전해보자는 마음이 생겼다.

    예서 양이 트로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같이 사는 할머니의 영향이 지대했다. “할머니가 집안일 하실 때마다 트로트를 즐겨 부르셨어요, 그래서 따라 불렀는데 너무 잘하더래요. 할머니가 ‘소질 있다’면서 여러 곡을 알려주셨어요.” 제대로 배운 적이 없었다는 소리다. 모든 사람들이 노래 가사, 음을 알려준다고 다 잘 부르던가. 그냥 타고난 아이였다.

    ‘빈예서’ 이름 앞에 ‘꺾기 신동’이라는 별명이 붙는 것처럼 예서는 꺾기 능력도, 애정도 남다르다. “구수한 꺾기가 좋아요. 꺾기가 없으면 트로트의 맛이 없어요.” 꺾기를 잘하는 방법을 알려달라 했더니 “많은 분들이 물어보시는데 저도 어떻게 말해야 할지. 저는 저절로 나왔어요. 그냥 살짝, 이렇게 목만 옆으로 꺾으면 자연스럽게 나오던데요?”라며 수줍게 웃는다.

    노래하고 보람을 느낀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노래 부를 때 아빠가 진짜 칭찬을 안해주셨는데, 요즘에는 엄청 많이 해주세요.” 폭발적인 감성으로 영상을 보는 어른들마다 울렸다지만 예서는 아직 아빠의 칭찬이 보람인,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열두 살 어린아이다.

    타고나길 노래 신동이지만 엄청난 노력왕이기도 하다. 최근 예서의 하루 일과를 들여다보면 학교에 갔다가 보컬 트레이닝, 그리고 이곳 연습실에서 오후 8시쯤 하루를 마친다. 미스트롯 출연 전 약 1년은 매일 5시간씩 연습을 했었다.

    “목이 쉬면 안되니까, 쉬었다가 노래하고 또 쉬었다 하고 그랬어요.” 미스트롯 출연을 통해 실력이 성장한 것 같지만 더 잘하기 위해서 매일 연습에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낸다. 미스트롯에서는 아쉽게도 8위에 머물러야 했지만 예서는 자신의 실력이 성장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고 있다.

    트로트 신동 빈예서양./이솔희 PD/
    트로트 신동 빈예서양./이솔희 PD/

    올해는 자신의 노래를 사랑해주는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개인 콘서트도 계획하고 있다. 예서의 꿈은 미스트롯에 출연하던 때와 같다. 큰 가수가 되어 가족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다. “10년쯤 뒤 곡도 더 많이 내고 팬들도 더 많아져서 사랑받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팬들의 사랑으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예서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송가인. 또래 친구들처럼 가요에 관심은 없냐고 하니 “꺾기가 없잖아요”라며 ‘오직 트로트’를 외치는 진정한 트로트 신예의 ‘빈나는’ 내일을 응원한다. (예서의 팬클럽 이름은 ‘빈나는 예서’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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