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이 7일 법원의 회생 절차 개시 결정으로 일단 청산을 면하고 조기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정상화를 위해선 건조 중인 선박을 계획대로 인도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필요한 기자재의 조달차질과 발주처의 계약 취소 가능성 등으로 인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에 따르면 현재 수주 잔량은 총 55척이며 모두 계획대로 건조를 완료해 발주처에 인도할 경우 약 3조원의 수입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는 상반기에 17척을 인도하는 등 선박에 대한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게 STX조선의 설명이다. 하반기에는 18척을 인도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수주선박이 인도 시점에 대금의 60% 이상을 받는 ‘헤비테일’ 계약이라 최대한 건조를 완료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중 일부는 너무 낮은 가격에 수주해 취소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유조선 선사인 프론트라인이 발주한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4척처럼 발주처가 취소를 요청해 내부적으로 협의 중인 선박도 있다. 이들 선박은 모두 선수금환급보증(RG)이 설정돼 있어 계약을 취소해도 STX조선이 물어내야 하는 돈은 없지만, 환급보증을 발행한 채권단에 큰 부담이 갈 수 있어 채권단과의 협의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STX조선은 우선 각 발주처에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알리고 회사 입장에서 취소가 필요하거나 발주처가 취소를 요청한 선박에 대한 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STX조선은 남은 선박을 인도날짜에 맞춰 건조하려면 기자재 납품 등 조달이 차질 없이 이뤄지는 게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협력업체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데 채권단의 추가 유동성 지원이 없어 운영자금을 선박 건조 대금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이다.
법정관리 기간 숙련 인력이 회사를 떠나지 않도록 새로운 일감을 확보하는 것도 문제다. 근로자들은 3개월만 일감이 끊어져도 다른 곳으로 가버린 뒤 다시 모으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근로자 상당수는 회사가 청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매우 불안해하며 일부는 이탈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에 대해 직원들은 마지막 기회인 만큼 반드시 회사를 살리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이명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