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이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 모든 채권·채무의 동결로 대금결제가 되지 않아 지역 조선기자재업체들의 연쇄부도 등이 우려되면서 금융권에서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9일 STX조선 협력업체에 따르면 STX조선으로부터 인건비(사내 협력업체)와 자재 대금을 각각 현금과 약속어음으로 받고 있는데 인건비 성격의 자금은 일을 한 뒤 한달 후 매달 14일에, 자재 대금 결제는 2개월 후 매달 월말 이틀간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협력업체들은 따라서 이달 인건비의 경우 내달 14일, 자재대금은 이달 말부터 6월, 7월 말까지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번 법정관리 신청으로 협력업체들은 이들 기간에 들어와야 하는 자금을 받지 못하게 되고 향후에도 불투명하다.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법정관리 졸업 때까지 모든 채권·채무가 동결되고 부채 탕감 등이 이뤄진다.
이로 인해 평소에도 저단가와 일감부족, 부채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협력업체들은 금융권 등에서도 대출이 쉽지 않아 줄도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협력업체들이 이달들어 어음을 할인해 현금을 융통하려고 해도 은행에서 STX조선의 회생절차를 미리 인지하고 거절해 더욱 어려운 상태다”면서 “대출을 받으려고 해도 조선분야는 기피업종이 돼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협력업체들은 금융권에서 저금리 대출지원과 함께 기존 대출의 상환유예, 상환기간 연장 등 특별금융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협력업체 관계자는 “채권단 관리 이후 STX조선을 이끌어온 산업은행도 책임감을 느끼고 법정관리 이전의 미결제 대금 중 소규모 협력업체들에 대해서는 부도가 나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명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