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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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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 서울중앙지법에 법정관리 신청…절차 논의

법원, 회생 가능성 따져 법정관리냐 청산이냐 결정
청산가치 8천699억·계속 기업 가치 1조1천548억 추산

  • 기사입력 : 2016-05-27 23: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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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권단의 자금 수혈로 연명해오던 STX조선해양이 결국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김정만 수석부장판사)는 27일 오후 STX조선해양이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사안의 시급성을 감안해 신청이 접수된 직후 이병모 대표와 관련 임직원을 불러 회생절차 진행 방향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STX조선의 자산을 동결하는 보전 처분과 채권자들의 강제집행을 금지하는 포괄적 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후 STX조선의 회생 가능성을 따져 법정관리에 들어갈지, 아니면 청산 절차를 밟을지 결정할 계획이다.

    법정관리 개시가 허락되면 법원은 채무조정을 통해 STX조선이 갚을 수 있는 수준으로 채무를 낮춰주고 회생 계획안을 이행하는지 감시하며 경영을 관리한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지금과 같은 수주 절벽 상황에선 사실상 청산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STX조선은 이날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개별 자산 매각에 따른 '청산 가치'를 8천699억원으로 추산했다.

    반면 '계속 기업 가치'는 1조1천548억원으로 파악했다. 청산 가치보다 2천800억원 이상 높은 만큼 회생 절차를 개시해 달라는 것이다.

    STX조선은 조선업황이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고 앞으로 회사가 특화된 중형 선박에 역량을 집중하면 조속한 시기에 경영 정상화를 이룰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구조조정과 지속적인 수주 노력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회사가 청산하게 될 경우 종업원들 피해뿐 아니라 2천380여곳의 협력업체가 연쇄 도산할 수 있고 STX가 가진 전문적 기술과 노하우가 사장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STX조선 측은 "결과적으로 회생절차를 개시하는 것이 모두의 이익에 더 적합하다"며 "최대한 신속히 시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패스트 트랙'을 적용해 절차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STX조선은 2001년 강덕수 전 회장이 이끌던 STX그룹이 법정관리 중이던 대동조선을 인수하며 이름을 바꾼 회사다.

    출범 5년차 때만 해도 건조량과 매출액이 각각 5배 늘면서 단숨에 세계 5위의 조선소로 도약했다. 2008년에는 수주 잔량으로 세계 4위, 연간 수주실적으론 세계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계적인 금융위기 여파로 업황은 장기 부진에 빠졌고 이런 상황에서 무리하게 저가 수주에 나서다 재무 여건이 악화해 2013년 4월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갔다.

    이후 채권단이 3년간 4조5천억원에 이르는 지원을 했는데도 STX조선해양은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작년엔 1천820억원의 손실을 냈다.

    그간 채권단이 결단을 내리지 못했던 것은 이미 들어간 돈이 너무 많았던데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선수금환급보증(RG)'을 떠안아야 했기 때문이다.

    RG는 조선사의 선박 건조에 문제가 생기면 발주처로부터 받았던 선수금을 금융회사가 대신 물어주겠다는 보증계약이다.

    선주들이 선박 주문을 취소하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이 2조원 정도로 추정되는 RG를 돌려줘야 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STX조선에 대한 은행권의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은 5조5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RG를 포함해 3조원으로 가장 많고 농협은행이 1조3천200억원, 수출입은행이 1조2천200억원 순이다.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들의 실업도 우려된다.

    STX조선 임직원은 3월 말 기준으로 2천100명이다. 50여곳의 협력업체 직원까지 합치면 5천~6천명 이상이 직업을 잃을 수 있다.

    STX조선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4대 중소 조선사로 불리는 성동·대선·SPP조선 구조조정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들 조선사는 2010년부터 채권단의 공동관리를 받아왔지만 지난해 적자를 면한 회사는 SPP조선(영업이익 575억원) 한 곳뿐이다.

    그런 SPP조선도 지난 26일 매각 협상이 결렬된 이후 채권단 내부에서 법정관리 신청이냐, 재매각 추진이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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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가 불가피해지면서 지역 협력업체의 줄도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26일 오후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해양 정문이 한산하다./경남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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