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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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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의 한 고등학교서 '노예각서'… 일파만파

“존댓말을 해야 한다” “전화하면 무조건 나와야 한다”
경찰, 해당학교 학생 등 조사 착수
학교측 “가해학생 징계절차 진행”

  • 기사입력 : 2015-07-07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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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양지역 A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이 노예각서를 만들어 같은 반 친구에게 서명하도록 한 후 이를 어기자 폭력을 행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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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경남신문 DB/
    피해 학생 B군의 아버지는 “지난 6월 중순 아들이 같은 반 급우인 C군의 강요로 노예각서에 사인한 후 6월 말까지 괴롭힘을 당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7일 밝혔다.

    C군에 작성한 노예각서에는 ‘전화를 하면 무조건 나와야 한다’, ‘방학이 끝날 때까지 자기 말을 충실히 듣는다’, ‘존댓말을 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B군의 아버지는 “존댓말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들이 매일같이 같은 반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C군에게 머리와 가슴, 어깨 등을 맞으면서 시중을 들어야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최근 아들의 일기장에 죽고 싶다는 내용과 괴롭다는 내용이 있어 깜짝 놀랐다”며 “한번씩 아파트 거실에 창문을 열어놓고 생각에 젖어 있는 모습을 본 후 그때부터 혹시나 싶어 창문가에 이불을 갖다 놓고 그곳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C군이 ‘저애는 내 노예다’라고 말해 같은 반 학생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2학년 때부터 폭행을 당해 해당 학생의 부모가 찾아와 사과해 용서했다. 이런 일이 있었는데도 3학년 때 같은 반으로 편성돼 폭행사건이 발생했다”며 학교 측에 서운함을 표했다.

    학교 관계자는 “지난 6일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의 징계를 결정하고 교장의 최종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같은 반 친구끼리 노예각서를 작성했다는 것은 처음 듣는 얘기이며, 그동안 지도를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하고, C군에 대해 특별교육을 하겠다”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ehw@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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