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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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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키운 학급 반 편성…가해·피해학생 분리 못해

“3학년 때도 같은 반 배정돼 폭력 지속”
학교측 전공별 반 편성으로

  • 기사입력 : 2015-07-1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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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양 고교생 ‘노예각서’와 관련해 학교 측의 학급 재편성 없는 진급 시스템이 지속적 폭행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또 학교 건물과 동떨어진 실습실에서 폭력이 자주 일어나는 등 관리 소홀 등도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12일 함양경찰서와 해당 학교 등에 따르면 동급생인 가해학생 A군의 폭력행위는 2학년인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1학년 때 두 학생은 다른 반이었으나 전공이 같으면서 2학년뿐 아니라 3학년 때도 같은 반에 배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학생 B군의 부모는 지난해 학교 측에 상습 폭행 의혹을 제기한 이후 학급 배정을 달리해 폭력 행위를 차단해야 했지만 그렇지 않아 사실상 폭행을 방치한 것 아니냐며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학교폭력이 일어났을 경우,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을 분리해 피해학생을 보호하고, 가해학생에게도 잘못된 행동에 대한 반성의 기회를 줘야 하지만 이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폭행이 지속됐다는 얘기다.

    B군의 아버지는 “2학년 때부터 폭행을 당해 해당 학생의 부모가 찾아와 사과했다. 두 학생 사이에 폭력이 있다는 것을 학교에도 전화했다”며 “하지만 이런 일이 있었는데도 3학년 때 같은 반으로 편성해 폭력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당시 담임교사는 폭력행위에 대한 의심을 가졌지만 진급 과정에서 두 학생을 분리하지 못한 것은 전공별로 반을 편성하기 때문이다.

    학교 관계자는 “학급 배정은 통상 2월 말에 이뤄진다. 반 편성에서 가장 우선적인 부분은 전공이다. 전공에 따라 배치를 먼저 하기 때문에 굉장히 제한적”이라며 “다른 일반 학교처럼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떨어뜨리는 게 좋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한 반에 계속 있으면서 A군은 지난해 3~4차례, 또 올해 7월 초까지 3~4차례의 폭력을 B군에게 행사한 것으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교실과 동떨어진 실습실에서 폭행이 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사각지대에 대한 관리 소홀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경찰은 “가해학생의 폭행이 주로 실습실과 화장실 등에서 이뤄졌다”며 “CCTV가 설치되지 않은 데다 실습실이 학교 건물과 떨어져 있어 교사 없이 학생들만 실습을 하는 경우에는 솔직히 감시가 소홀해지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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