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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8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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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노예각서 폭력' 학교서 몰라 1년간 지속

함양 고교생 '노예각서' 학교는 왜 몰랐나
학생 관리시스템 미비
학생정보 인수인계 규정 안 갖춰

  • 기사입력 : 2015-07-09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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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보= 함양의 한 고등학교에서 두 학생 간 벌어진 ‘노예각서’에 따른 폭력은 학생들에 대한 교내 생활관리 시스템 미비로 인해 1년간 지속된 것으로 드러났다.(8일자 1면·9일자 5면)

    9일 경찰과 학교 측 등에 따르면 가해학생 A군과 피해학생 B군 사이의 폭력행위는 지난해 2학년 때부터 시작됐다. 새학기를 시작하면서 서로 알게 됐고, A군은 그해 5월께부터 B군을 본격적으로 괴롭히기 시작했다.

    A군의 괴롭힘은 간헐적으로 계속됐지만 교사도 학부모도 인지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B군의 부모가 아들이 폭행당했다는 것을 알고 담임교사에게 전화해 이 사실을 알렸다.

    담임교사는 두 학생을 차례로 불러 폭행 가해와 피해 사실이 있는지 물었다. 두 학생으로부터 “그런 일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교사는 피해학생 학부모에게 연락해 이를 알렸다. 이후 학부모 측으로부터 다시 제기된 민원은 없어 일단락됐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담임교사는 올해 3월 다른 학교로 인사 이동을 하면서 두 학생 간의 문제를 상급자 등 학교 측에 보고하지 않았다. 이는 교사들의 인사 이동이 있을 경우 학폭관계 학생들에 대한 정보를 전입·전출 교사들에게 인수인계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학교 내 폭력에 대한 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이후 두 학생의 폭력관계를 아는 교사는 없게 된 셈이다. 새로운 담임교사는 이 학생들의 관계를 알 수 없었고, A학생의 폭력은 암암리에 지속됐다.

    해당 학교 관계자는 “두 학생의 관계를 알았던 교사는 전 담임뿐이었다. 이번 일이 터지기 전까지 두 학생에 대해 아는 교사는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교사들 사이에서는 인수인계라는 제도적 시스템이 없어 학생 정보를 알려줘야 할 의무는 없다”면서 “그렇더라도 교장, 교감에게 보고만 했더라도 이번 같은 일을 미리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호철·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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