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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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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계간 ‘경남문학’ 발간이 불안하다- 오하룡(경남문학 초대 편집장·시인)

  • 기사입력 : 2024-03-13 19: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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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문인협회 회원들의 발표 지면인 종합문학지 〈경남문학〉의 발간이 불안해 보인다. 경남문학은 경남도가 경남문단의 문학 저변 확대와 활성화를 위해 매년 순조롭게 일정 지원하면서 그동안 계간으로 충실하게 발간되어 경남문인들의 자긍심이 돼 왔다. 이 정도면 앞으로 월간으로까지 진전을 이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경남문인들의 기대도 있었다. 어떤 면에서는 도의 얼굴이 되었다. 그런데 희망의 새해인 갑진년을 맞으면서 희망스럽지 않게, 경남도가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보여 우려를 안기고 있다.

    작년 연말 난데없이 경남문협에 도의 감사가 시작되었다는 소리가 들렸다. 문협도 도의 지원을 받는 이상 그 정도의 간섭은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감사가 끝나면서 경남문협의 지원사업을 문예진흥원으로 이관하겠다는 이상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문예진흥원은 성격상 도 전체를 대상으로 문예지원사업을 집행하는 기관이지 경남문협만의 경남문학의 발간사업을 특별히 한정하는 일을 하기에는 원천적으로 적절치 않은 기관이다. 따라서 도의 위임으로 도가 직접 관장하듯이 특별 지원하기는 애초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헌데 예상대로 신년 들어 이관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입찰 얘기가 나왔다. 나라장터까지 등장하고 있다. 아무튼 지원사업을 종전보다 더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진행하기 위한 절차라면 얼마든지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당장 이 절차 때문에 계간이라는 지금까지 경남문학 발간 성격에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 원고는 모아놓았는데 지원시책이 공중에 뜨면서 3월 초에 나와야 할 봄호가 언제 나올지 예측이 어렵게 되고 있다.

    문예진흥원은 장기적 고정지원 같은 특혜조치는 없다. 해마다 변화된 절차에 따라 사업을 진행한다. 경남문협이 경남문학을 계간으로 내든, 어떻게 내든 그들이 알 바 아니다. 그들은 그들 식 규정에 따라 지원할 뿐이라는 입장에 충실할 뿐이다. 이렇게 되면 매년 〈경남문학〉은 안정적으로 정기적인 간행을 보장받지 못하는 불안에 묶일 수밖에 없다. 도 당국은 자신들의 지원사업이 이처럼 복잡해지고 그리하여 〈경남문학〉의 순조로운 제때 발행이 어려워지는 사정을 조금이나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계간 〈경남문학〉의 출발은 1982년 제63회 전국 체전의 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국체전은 당시 마산에서 있었다. 체전은 말 그대로 체육인들의 제전이나 이런 분위기에는 문화 전반의 협조가 필연적이어서 자연히 문학도 자발적으로 나서게 된다. 당시까지만 해도 문학은 도 단위 단체가 없던 것을 우선은 발간위원회 이름으로 체전 특집호를 내게 되고 도 단위 경남문협도 결성된다. 이 특집호가 창간호의 성격이 된다. 처음 한두 해는 연간 형식이다가 점차 계간으로 발전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어떻든 도의 입장에서는 문학지 발간에 자발적 지원에 나서 그 약속을 잘 지켜온 셈이다. 그것이 올해로 42년째를 맡고 있다. 도 당국은 처음의 이 취지를 살려 끝까지 직접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기를 기대한다.

    오하룡(경남문학 초대 편집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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