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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삼천포~제주 뱃길, 여객선은 달리고 싶다- 김현철 경남도의원(국민의힘, 사천2)

  • 기사입력 : 2024-03-12 20:4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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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전국적인 제주행 뱃길이 멈췄다. 경남 역시 삼천포항과 제주항을 잇는 노선이 폐쇄되어 경남도민들은 제주행 화물을 싣고 떠나기 위해 먼 타 지역의 항구로 가야만 했다. 이후 2021년 3월, 삼천포항에서 2만584t의 ‘오션비스타 제주호’가 힘찬 뱃고동과 함께 출항하였다. 7년간 멈췄던 바닷길이 열리는 날이었다.

    그리고 오늘날, 전국적으로 육지와 제주를 잇는 뱃길이 다시 사라지고 있다. 2022년 12월에 부산과 제주를 오가던 카페리 여객선의 무기한 운항 중단이 도화선이 되었을까. 부산을 시작으로 인천 항로 또한 작년 4월 운항을 중단했다. 전남 완도와 추자도를 거쳐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 또한 작년 7월을 끝으로 뱃길이 멈췄다. 이에 수도권의 화물운송업체와 승객들은 목포항과 여수항까지 이동하는 불편을 겪고 있으나, 최근 여수마저 올해 6월까지만 운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제주행 뱃길을 이용하는 업체와 승객들은 그야말로 나날이 충격의 연속에 빠져 있다. 이러다 영남권의 유일한 제주행 바닷길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은 깊어만 간다.

    문득 손자병법의 이우위직(以迂爲直), 이환위리(以患爲利)라는 말이 생각났다. 다른 길을 찾아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는 뜻이다. 인천, 부산 등에서 제주행 여객선을 이용하던 사람들이 남해안 지역의 뱃길을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아직 뱃길을 유지하고 있는 경남은 내항 운송업의 중심지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기회가 온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경남도의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이다. ‘오션비스타 제주호’는 최근 해외여행객의 증가와 유류비 상승 등 불안정한 대외환경으로 인해 운행중단의 위기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용 실태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취항 첫해, 승객 4만 9000여 명과 화물 1만여 대를 싣고 나르던 것이 작년 기준 승객 12만여 명과 화물 5만5000여 대로 이용 실적이 매년 증가했다. 이는 인근지역의 잇따른 운행중단으로 인해 삼천포항을 거쳐 제주로 이동하는 인적, 물적 교류가 늘어남에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 인근 여수 항로마저 중단된다면 경남행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법적인 근거와 타 지자체의 지원 사례가 없어 지원이 불가하다는 것이 경남도의 답변이다. 남해안을 글로벌 해양관광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경남도의 포부가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운항이 중단된다면 모든 것은 말짱 도루묵이다. 기회를 잡아보지도 못한 채 만시지탄(晩時之歎) 해봐야 늦은 후회만 남을 뿐이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는 말이 생각난다. 경남도는 기회를 잡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김현철 경남도의원(국민의힘, 사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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