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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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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한중 FTA 발효 때 경남경제 득실은?

기계·자동차부품 ‘맑음’…농수산·경공업 ‘흐림’
중국보다 품질 우위 품목, 가격 경쟁력 확보로 수혜 전망
관세영향 미미·저가 공세 우려 분야, 경쟁 심화·타격 예상

  • 기사입력 : 2015-12-0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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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경남지역 산업의 업종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중국 수출 물량이 많고, 무역지수가 높은 기계류와 자동차 부품, 화학 등은 수혜가 예상되지만 값싼 중국 농수산물의 대거 유입으로 농수산업 분야는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관세효과가 미미한 철강업종과 조선업종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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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0여년의 역사를 가진 무역항인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항이 30일 오전 가포신항으로 개장했다. 사진은 가포신항 내 최신식 하역 설비와 하역장./전강용 기자/

    ◆기계·자동자부품 ‘맑음’= 경남도의 기반산업인 일반기계와 자동차 부품은 모두 중국 산업과 비교해 우위에 있기 때문에 최대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품목이 한·중 FTA 발표로 관세철폐가 이뤄진다면 현재보다 더욱 강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계산업 가운데 기초산업기계와 산업기계, 기타 기계류는 높은 수준의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완성품 또는 반제품 기계류도 중국보다 수직적 구조로 우위에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자동차는 양국 모두 양허대상에 제외됨에 따라 큰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자동차부품의 경쟁력은 긍정적이다. 중국의 자동차부품 업종 관련 관세율은 6~10%로, 중국의 한국에 대한 평균 관세율(3.6%)과 비교해 수준이 높아서다.

    창원상공회의소 김기환 대리는 “기계요소와 공구 및 금형 산업의 무역이 활발히 진행 중이라 한·중 FTA 이후 경쟁 수준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자동차 부품뿐 아니라 완성품 또는 반제품을 생산하고 수출하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에도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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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강·조선업종 영향 ‘미미’= 불황을 겪고 있는 조선업종은 한중 FTA의 영향이 거의 없을 전망이다. 바다 위에서 건조되는 선박의 경우, 어디에서나 등록할 수 있다는 ‘편의치적’ 원칙에 따라 관세가 매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편의치적제도는 전 세계 선박·해운·조선업계에 통용되는 제도”라며 “선주들은 세금부담 경감, 인건비 절약 등을 위해 자국에 선박을 등록하지 않고, 제3국인 편의치적국에 선박을 등록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이유로 관세철폐는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선기자재는 상선부문 최대 시장인 중국으로의 부품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산업도 FTA 발효로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2004년 세계무역기구(WTO)의 무관세 협정에 따라 이미 대부분의 수입 철강에 대해 관세를 물리지 않고 있는 까닭에서다. 하지만 중국이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해 현재 3~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를 단계적으로 철폐하면 중국 현지에서 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세계 1위의 철강생산 국가인 중국이 FTA로 한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단가를 낮춰서 저가 공세로 나온다면 국내 시장이 빠르게 잠식될 우려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농어업·생활용품 ‘흐림’= 한·중 FTA 발효로 밭농업과 임업을 중심으로 향후 20년 동안 연평균 77억원의 생산액 감소가 추정된다.

    다행스럽게도 경남의 주력 농산물인 △쌀 등 곡물류 △사과, 배, 포도 등 과일류 △토마토, 배추, 딸기 등 채소류 △쇠고기, 돼지고기 등 육류 대부분이 개방이 제외됐고, 현행관세가 유지되면서 피해는 우려했던 것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남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특화 농산물인 파프리카와 풋고추, 단감, 참다래, 국화, 카네이션, 수박, 양파, 장미 등도 양허에서 제외됐다.

    다만 콩(대두)과 밀은 관세가 철폐됐고, 팥, 참깨는 수량 할당, 들깨와 김치는 현행 관세율을 낮추게 됨에 따라 중장기적으로는 피해가 예상된다.

    수산 역시 중국 수출이 미미한 데다 중국 어선들의 연근해 어업 증가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저가 공세가 예상되는 의류, 신발, 생활용품 등 경공업 제품도 경쟁력 하락이 걱정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양적 성장에서 경제 성장의 질을 높이려는 중국 내수시장을 타킷으로 삼을 필요가 있는 지적도 나온다.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룬 중국의 △친환경 시장의 성장 △늘고 있는 개인 위생용품 수요 △고령화 시대를 대비해 고급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창원상공회의소 경남FTA활용지원센터 정혜선 연구원은 “중국의 저가 농산물 공세가 우려되지만 역으로 신선도와 안전성 측면에서 우리나라 농식품이 중국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수도 있다”며 “공기청정기 등 친환경 산업과 영유아용품, 건강보조 식품 및 의료기기의 시장 선점도 좋은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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