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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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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프라이데이 알고보니 ‘소비자 우롱 사기극’

‘블랙프라이데이’ 나흘째 백화점·마트 가보니…
살 것 없는 ‘소문난 잔치’
할인율 낮고 물품 적어 소비자 불만

  • 기사입력 : 2015-10-04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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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오후 창원지역 한 매장에 블랙프라이데이 문구가 내걸려 있다./전강용 기자/


    정부가 계속된 불경기를 벗어나고 내수시장 진작을 위해 국내 최대 규모 할인행사를 기획했다. 이른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이다.

    ◆실태= 지난 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전통시장 200곳을 비롯해 대형마트, 백화점 등 2만6000여 업체가 참여해 최대 50~70%의 할인율을 제공할 것이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도내 유통업체를 둘러본 결과, 소비자들은 ‘무늬만 블랙프라이데이다’, ‘소비자를 우롱한 사기극’이라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행사 나흘째인 4일. 롯데백화점 창원점에는 블랙프라이데이 혜택을 기대한 소비자들로 넘쳤다. 하지만 평소 백화점 정기세일과 비슷한 할인율에 까다로운 할인 조건에 돌아가는 발길도 상당했다.

    백화점 모든 층에 걸쳐 매장마다 붙여진 조그만 쇼 카드에는 10%가 대부분이었고, 많게는 20~30%의 할인율이 적혀 있었지만 이월상품 등 할인품목마다 조건이 붙어 있는데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에서 볼 수 있던 정상제품의 70~80% 할인은 만날 수 없었다.

    ◆소비자 반응= 가구코너에서 만난 박현수(29·창원 진해구)씨는 “결혼을 앞두고 접시나 가구 같은 혼수를 저렴하게 마련할 수 있을까 해서 들렀는데 평소 정기세일 때랑 별반 다른 것이 없는 것 같다. 50% 할인하는 제품은 1~2개 브랜드에 국한돼 선택의 폭이 좁다”며 “해외 직구로 구매했을 때 느낀 ‘땡잡았다’는 할인율은 없다”고 말했다.

    신현우(25·마산합포구 해운동)씨는 “평소 제값을 주고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럽던 가방을 보러 왔다. 마음에 드는 가방은 있었지만 매장에서 신상품이라 10%밖에 할인이 안 된다고 하고, 50%대 할인품목은 작년 이전에 나왔던 몇 개 디자인뿐이어서 결국 안 사고 나왔다”며 “블랙프라이데이라는 이름을 쓰는 게 어이가 없다”고 했다.

    이월상품을 정리하는 느낌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근처 대형마트에서도 같았다.

    이마트 창원점을 방문한 김귀자(55·성산구 중앙동)씨는 “대규모 세일을 한다기에 냉장고를 장만하려고 둘러봤는데 10개 중 한두 개 품목만 할인이 적용되고 나머지는 사은품을 제공하는 식이다”고 지적했다.

    김정수(32·성산구 중앙동)씨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해외 직구로 평소 갖고 싶었던 제품을 저렴하게 샀던 경험 때문에 이번 기회에 캐리어를 살까 했지만 블랙프라이데이 할인이 적용이 되지 않았다”면서 “양말이나 과자, 유제품 등 식료품은 묶음 할인이나 할인 적용이 많아 싼 것만 세일한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비교적 고가에 속하는 노트북 코너에도 할인 혜택을 기대한 소비자의 걸음이 있었지만 일부 제품에 할인이 제한된데다 할인율도 20%에 그쳐 발길을 돌리기 일쑤였다.

    노트북 판매 관계자는 “미국은 평소에 정가로 파는 물건이 많은 반면 우리는 평소에도 카드사 할인이나 자체 할인 등 혜택이 많아 체감 할인율이 덜할 수 있다”면서 “너무 급히 마련된 세일이라 물량이 준비되지 않아 일부 제품, 일부 수량에만 세일이 진행되는 탓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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