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2일 (목)
전체메뉴

[재활치료 ‘선택 아닌 필수’] 회복 의지 있어야 가족 의지 안한다

  • 기사입력 : 2024-04-01 08:08:41
  •   
  • 뇌·척수손상 등으로 신체기능 저하 땐 재활 필요
    치료 시기·손상 정도·순응도 등 회복량에 영향
    발병 후 6개월까지 충분한 치료 받아야 예후 좋아
    전국 53곳 ‘회복기 재활의료기관’ 양질 치료 가능


    ‘Best Outcome(최상의 결과)!’ 양질의 재활치료를 통해 최대한 기능회복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환자의 남은 삶은 180도 바뀔 수 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질병의 예방과 치료뿐만 아니라 ‘재활’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재활치료는 여러 가지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인하여 신체기능이 저하되었을 때 이를 회복하고 장애를 최소화하며 사회로의 복귀를 촉진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모든 치료를 말한다. 이러한 재활치료가 필요한 경우로는 뇌경색과 뇌출혈을 포함하는 뇌졸중, 사고에 의한 척수손상, 골절 이후 수술, 급·만성질환 이후의 신체기능 저하(비사용증후군) 등이 있다.


    ◇성공적인 재활치료를 위해 필요한 구성요소

    ①전문 재활치료팀

    재활 팀의 협동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으로 환자에 대한 평가 및 조기관리가 잘 조직된 재활전문병동에서의 치료가 추천된다. 전문 재활치료팀은 재활의학과 전문의, 재활전문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임상심리사, 레크리에이션 치료사, 사회사업가 등 다학제간(multidisciplinary)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팀 접근법(Team approach)을 통하여 환자의 개별적인 문제점을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개개인에 맞는 치료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재활치료팀이 구성되어 있지 않은 일반 병동의 경우에는 전문적인 재활치료를 받은 경우보다 사망률 및 장기 입원 시설 전원율이 높으므로, 재활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전원해야 한다. 또한 전문화된 집중치료실에의 치료가 Functional Independence Measure (FIM) 점수의 효율성(재원기간 동안의 FIM 점수 변화/ 총재원 기간)을 더 의미 있게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보행치료를 도와주는 로봇이나 상지기능 및 인지기능 향상을 위한 스마트 재활기기들도 많이 보급되어 있다.

    ②조기재활치료의 시작

    재활치료는 심부정맥혈전증(DVT), 욕창, 관절구축, 변비, 폐렴 등의 합병증을 예방하고 기능적 회복을 증진시키기 위해 내과적 및 신경학적으로 안정이 되면 최대한 빠르게 시작하여야 한다. 국내외 여러 연구들을 보면 조기에 재활치료를 시작할수록 운동기능 및 일상생활동작 수행능력의 기능적 회복이 높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조기재활치료와 환자의 기능 회복이 양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고하였는데 이러한 기능 회복은 재활치료의 기간보다 재활치료의 시작시기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③재활치료의 강도

    재활치료의 강도에 따른 기능회복은 치료의 시기, 손상의 정도, 의학적 안정 정도, 인지기능 수준, 환자의 순응도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연구들에서 재활치료의 강도가 높을수록 기능회복이 증진된다고 보고하고 있다. 특히 발병 6개월 이내에 적어도 일주일에 16시간 이상 추가적인 치료를 시행했을 때 일상생활수행능력 및 보행 속도 등에서 치료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신경가소성 이론에 따른 회복기간의 분류

    재활치료 환자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뇌졸중의 경우 손상된 뇌 조직 자체가 재생되는 것은 미미하지만, 뇌 안에 변화가 일어나는 뇌의 신경가소성 (neuroplasticity)에 의한 기능적 회복은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뇌의 신경가소성에 의해 손상된 뇌 부위가 담당하던 기능을 뇌의 다른 부위에서 대신하는 방향으로 뇌 안에 변화가 생기는데, 이를 기능적 재조합이라 한다.

    이러한 변화는 발병 후 초기 3개월 이내에 가장 많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6개월까지는 증세가 빠른 속도로 좋아지게 되고, 6개월이 지나면 회복되는 속도가 느려지나 보통 발병 후 2년까지 회복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후로는 재활치료 방법이나 환자의 의욕에 따라 어느 정도 운동기능이 호전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졸중 재활치료를 위한 한국형 표준 진료 지침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는 적응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기능 회복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의 재활치료를 받을 것이 강력히 권장된다. 재활치료 시간의 증가는 기능 회복을 증진시키는 효과를 보이며, 뇌졸중 발병 6개월 이내의 환자에서 치료 시간의 차이는 의미 있는 기능 회복의 차이를 일으킨다’고 제시했다.

    ◇회복기 365일 재활치료의 중요성

    발병 후 조기에 재활치료를 시작하고 기능적인 회복 가능성이 높은 6개월까지 충분한 양질의 전문재활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환자의 예후에 가장 좋다. 대략적으로 6개월간 매주 주말과 공휴일 등으로 재활치료의 공백이 발생한다면 30%에 가까운 시간을 허비하게 되는 셈이다. 휴일에 재활치료를 하지 않고 침상에 누워 있었던 환자가 체간의 안정성이나 운동 기능, 패턴 등이 저하되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듯, 환자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에 재활치료의 공백 없이 365일 휴일 없는 재활치료를 시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최상의 결과를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이러한 이론적인 근거들을 토대로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회복기 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 시범사업’을 실시 중이다. 급성기-회복기-유지기(또는 만성기)의 재활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하며, 전문재활의료기관에서 회복기 기간 동안 충분한 재활치료를 보장하여 환자의 기능회복, 장애 최소화 및 조기 사회복귀를 달성하기 위함이다.

    회복기 재활의료기관의 장점으로는 물리치료, 작업치료, 기능적 전기자극 치료, 연하치료 등을 포함하여 비급여 항목인 로봇치료, 언어치료, 전산화 인지치료까지 모두 급여 적용을 받을 수 있으며, 하루에 최대 30분씩 2회로 제한되어 있는 각각의 치료들을 최대 4시간 내에서 해당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를 선택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점이다.

    전국에는 총 53개소의 ‘제2기 회복기 재활의료기관’이 선정되어 있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www.hira.or.kr)를 통해 우리 지역 재활의료기관을 찾아볼 수 있다.

    도움말= 희연재활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 조해민 과장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정민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