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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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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가 차원 녹조 전담기관 설립하자- 이재기(경남도 수질관리과장)

  • 기사입력 : 2024-03-20 19:4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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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제부터인가 겨울의 막바지에 즈음하여 어김없이 뉴스에 보도되는 내용이 있다. 바로 봄철 때 이른 이상고온 이야기이다. 실제 2월 중순 이후 따뜻한 날이 계속됨에 따라 봄의 전령사인 매화는 이미 꽃망울이 터진 곳이 많고 대표적인 벚꽃축제인 진해 군항제도 예년보다 일주일 이상 빨라진 오는 22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공식 개최된다.

    때 이른 고온 현상의 부작용도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낙동강에 발생하는 녹조 출현 시기도 덩달아 앞당겨진다는 것이다.

    녹조는 매년 여름철 하천과 호소에서 심하게 발생해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특히, 2022년에는 낙동강 하류인 창녕 남지와 김해, 양산의 물금·매리에서 한때 조류경보 최악의 상황인 ‘조류 대발생’까지 걱정해야 할 정도로 많이 발생했고 조류경보 발령일수도 196일을 기록하는 등 2013년 조류경보제 시행 이후 가장 나쁜 상황이었다.

    이에 따른 조류독소 문제는 먹는 물 외에도 농산물 검출과 생물 축적, 에어로졸 형태로의 대기 중 확산과 더불어 조류 세포 수 측정을 위한 시료 채취 방법과 조류독소 측정 분석 방법에 대한 문제 제기 등 다양한 형태로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은 논란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받고 있는 것은 녹조 발생이 제일 심한 낙동강수계 지역 주민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기에 영남권 5개 시·도의 공동 현안에 녹조 문제 해결이 포함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중앙과 지방정부는 수질 개선과 녹조 저감을 위해 환경기초시설 신규 설치와 개량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고 있으나 비점오염 등의 영향으로 녹조 발생은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정부의 녹조 관리는 여러 부처에서 소관별로 대응하고 있고 연구 개발도 단기 성과 위주로 이뤄져 언제 녹조 문제가 근원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는 부처별로 산발돼 있는 녹조 관련 기능을 통합해 종합 관리하는 역할 등을 담당하는 ‘국가 차원 녹조 전담기관’ 설립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녹조 관련 통합 컨트롤타워 역할뿐 아니라 민·관·산·학이 참여하는 거버넌스 운영으로 사회적 논란 해소와 해결방안 제시, 안전한 녹조 제거 체계 구축을 위한 실증 시험도 가능한 형태로 운영돼야 할 것이다.

    지난해부터 우리 도에서는 환경부와 국회를 방문하여 전담기관 설립 당위성에 대해 설명하고 건의해서 공동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일부 견해를 달리하는 단체 등으로 인해 현재까지 별다른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민에게 녹조로부터 안전한 식수를 공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찬반 양측의 논란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보 개방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으며, 안전한 수돗물을 위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그 어떤 작은 사항이라도 찾아서 실행해야만 할 것이다. 우리 도는 환경부와 함께 올해에도 전담기관 설립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인 만큼 녹조 발생 예방과 저감을 통한 안전한 상수원 확보와 깨끗한 수돗물의 안정적 공급이 유지될 수 있도록 지역 사회 모두의 동참을 기대한다.

    이재기(경남도 수질관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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