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지나고 어느새 봄이 성큼 다가왔다. 이에 따른 산불 발생 위험성이 큰 시기가 도래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은 모든 생명들이 자연 속에서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기 위해 분투하는 것처럼 양산시를 포함한 모든 공직자들은 다양한 자연환경에 맞서 분투하는 바쁜 계절이다.

경남도내 최근 10년간(2014~2023) 3~4월에 발생한 산불통계를 보면 평균 17.9건으로 연간 48.6건의 37%, 피해면적은 38.9㏊로 연간 145㏊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3~4월은 본격적인 영농행위와 등산객 증가 등으로 인해 산불 발생이 급격하게 높아지는 시기이다.

산불의 발생 원인으로는 논밭두렁 태우기, 불법 소각 등 사람에 의한 실화(失火)가 대부분이다. 양산시는 산불조심기간(11월~5월 중순), 대형 산불 위험이 높은 봄철(3~4월) 및 산불 주요 위험시기별(설 연휴, 정월대보름, 식목일, 청명·한식, 어린이날, 부처님오신날 등)로 특별대책을 수립해 산불감시인력을 취약지역에 집중 배치하고 휴일이면 전 직원이 산불예방 홍보와 계도, 단속 등에 투입되고 있으며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강력 조치할 계획이다.

그러나 재해를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

양산시도 작년 3건의 산불이 발생해 3㏊ 정도 면적의 피해를 입었다. 각각의 원인은 인근 건축물 화재 비화, 그리고 입산자의 실화로 추정된다. 고온 건조하고, 강풍까지 동반되는 날씨에 자칫 대형산불로 확대될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 빠른 대처로 큰불로 번지지는 않았다.

최근 여름철 폭염성 가뭄과 겨울철 이상 고온 등으로 인해 산불이 연중 수시로 발생하고, 한 번 발생하면 대형화, 장기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기후변화에 따른 한반도 산불 위험 분석 결과, 지난 40년간 봄과 가을철 기온이 가파르게 상승해, 산불 발생 위험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 어느 때보다 국민 개개인의 산불예방 참여가 중요하다. 등산 시 라이터 등 화기물 소지하지 않기, 등산 시 절대 흡연하지 않기, 산 주변에서 논·밭두렁 태우지 않기, 지정된 장소 외 쓰레기 소각하지 않기 등 안전수칙을 지킬 때 우리의 소중한 산림을 지킬 수 있다.

산불은 행정기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사회재난’이다. 시민 모두가 산불예방의 파수꾼이 되는 것만이 최선의 대책이다.

산불 이후 산림생태계 회복까지 숲 재형성에 30년, 야생동물은 35년, 토양은 무려 10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렇게 산림은 한 번 잃으면 회복이 어렵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쳐도 소용없다’는 속담이 있듯이, 우리 모두가 각별한 주의를 통해 산과 들을 화마(火魔)로부터 안전하게 지키자.

나동연(양산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