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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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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누구를 위하여 투표를 하나- 박금석(㈜푸른에셀 경영컨설턴트)

  • 기사입력 : 2024-03-17 19:3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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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세기 들어 발생한 스페인 내전과 베트남전쟁의 공통점은 무얼까. 바로 한 국가 내에서 벌어진 좌우 이념전쟁이다. 필자는 지난해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역을 여행한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론다 시를 가로지르는 티조 강 위에 놓인 아름다운 누에보 다리를 보면서 스페인의 슬픈 역사를 알게 되었다. 미국의 소설가 헤밍웨이가 1937년 스페인 내전 때 종군기자로 참전한 곳이 론다 도시이다.

    헤밍웨이는 이곳에서 영감을 얻어 ‘누구를 위하여 종울 울리나’라는 장편소설을 만들었다. 그리고 론다 도시의 누에보 다리가 영화 촬영 장소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소설의 내용은 좌우 이념전쟁 속에서 젊은 남녀의 70시간의 사랑이 70년간 같은 사랑을 누린 것으로 묘사된다. 전쟁으로 죽어 나간 주인공은 물론이며, 스페인 사망자 40만명의 영혼을 달래기 위한 것이 아닌지 짐작해본다.

    필자는 좌우 이념을 논하는 것도 아니며 전문가도 아니다. 최근 들어 우리 사회가 총선을 앞두고 너무 극단적으로 치닫는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은 축제나 각종 이벤트 진행 시 OX 퀴즈게임을 많이 즐긴다. 정답은 말 그대로 O가 아니면 X이다. 과연 우리 사회에 정답은 O가 아니면 X밖에 없을까 하는 고민에 빠진다. 맞고 틀리다가 문제가 아니라 다르다는 또 하나의 답이 필요할 것 같다.

    며칠 전 어느 금융기관 정기총회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행사장 입구에 다양한 색상의 점퍼를 입은 사람들이 명함을 돌리고 있었다. 회의 참석자보다 오히려 명함을 돌리는 사람이 더 많았다. 정말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표정은 당선자 같은 분위기이다. 심지어 행사가 시작되었음에도 회의장 안으로 들어와 명함을 돌린다. 남의 불편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 사회는 OX 퀴즈게임처럼 양분될 수가 없다. 보수가 진보도 될 수 있고, 진보도 보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지금 세계 각국의 정책 방향도 보수와 진보를 다 포함하여 추진하고 있지 않은가. 정치권에서는 진보와 보수를 유불리할 때만 따진다. 허울 좋은 명분만 지킬 뿐이다. 정치인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정직과 신뢰이며, 그에 맞는 자질과 역량을 지녀야 한다.

    후보자는 지역민으로서 공익을 우선하고 부정한 자보다 깨끗한 자여야 한다. 차라리 이런 것도 바라지 않겠다. 최소한의 도덕심만이라도 갖추었으면 좋겠다. 음주운전, 갑질, 비리, 투기, 탈세, 병역기피, 사기 이런 자들이 선거판에 춤추고 있다. 이들은 국민보다 중앙당만 바라보고 국민의 고통은 안중에 없다. 오로지 권력을 잡겠다는 집념뿐이다. 이런 자들에게 우리나라 어느 곳이라도 발붙일 틈을 주어서는 안 된다.

    박금석(㈜푸른에셀 경영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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