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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짓돈 넣자” 올해도 ‘펀드 열풍’

저축보다 투자 선택… 곗돈·모임 기금까지 유입

  • 기사입력 : 2008-01-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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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 창원시 상남동 남(45·여·주부)모씨는 지난해말 친구 12명이 3년간 하던 1000만원짜리 계를 깰 수밖에 없었다. 계군 중 6명이 펀드쪽이 수익금이 더 많다며 ‘변화’를 제안했기 때문. 자녀의 교육비 마련을 위해 계를 들던 남씨도 결국 적립식 펀드에 가입했다.

    # 2. 진해시 석동 최(44)모씨는 최근 적립식 펀드를 가입하여 그 수익금으로 부모님 칠순, 집안 경조사비 등을 충당키로 했다. 최씨는 계모임 자금으로 2~3년에 한번씩 해외여행을 가고 있는데 적립식 펀드를 가입한 이후로 적지 않은 여행경비 절감효과를 보고 있다.

    # 3. 마산시 중앙동 이(55)모씨는 자신이 사무국장으로 있는 ‘○○향우회’ 기금을 회원들과의 토론끝에 올해부터 펀드에 넣기로 했다. 기금이 5000만원에 이르는데다 장기적으로 관리할 기금이기 때문에 은행보다는 펀드가 나을 것이란 회원들의 판단에서다.

    쌈짓돈이 펀드로 몰리고 있다. 증시가 호황을 보이면서 ‘저축’보다는 ‘투자’로의 자금 이동이 계속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펀드 열풍을 예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유층의 경우 해외여행 등에, 또 형제가 많은 경우 가족의 경조사 등으로 활용범위가 확대되면서 주식형 펀드 등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의 적립식펀드 계좌 수가 1652만개를 돌파했다. 이는 국내 총가구 수 1642만개(통계청 추정. 2007년 7월 1일 현재)를 넘어서는 수치로서 과히 ‘열풍’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투자열풍에 힘입어 지난 한 해 동안 90조원 이상의 시중자금이 주식과 펀드로 몰렸다. 증권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식, 펀드, CMA(종합자산관리계좌) 등을 통해 증권·자산운용업계로 유입된 자금은 약 9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펀드 자금이 64조4000억원으로 70%를 차지했으며, 나머지는 증권사 CMA 자금 18조8000억원(20%), 개인투자자의 주식 순매수 자금 7조3000억원(8%), 주식 매수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 1조7000억원(2%)이다. 이 같은 증권·자산운용업계로의 자금 유입 규모는 지난해 33조4000억원에 비해 175% 급증한 것이다. 이는 글로벌 증시의 활황 속에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 2000선을 돌파하는 등 국내 증시가 랠리를 펼치면서 주식, 펀드 열풍이 강하게 분 데다 인구 노령화와 맞물려 간접투자 문화가 정착되면서 은행 예금에서 적립식펀드 같은 고수익 금융상품으로의 자금 이동이 본격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 등 금융권 대표 PB(프라이빗뱅커·부자 고객의 자산을 운용하는 전문가)들은 올해에도 유망한 재테크 수단으로 펀드 투자를 꼽고 있다. PB들은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보였던 증시가 올해에도 상승세를 계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호조가 이조지고 있고 개인과 연기금 등이 투자규모를 확대해 유동성 공급이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에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우선정책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지금도 펀드에 가입해 볼 만하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여운상 창원지점장은 4일 “각종 계모임과 회비 등 저변에 있는 자금들이 펀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펀드를 접해서 수익을 본 사람들이 이같은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증권 임우택 창원지점장도 “새해에는 주가가 밀려 전체적으로 주춤하기는 하지만 자녀결혼자금, 노후 준비 등을 위한 장기투자용 펀드 가입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지난해 만큼 큰 폭의 주가상승은 어려울 것이라며 투자 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되 국내와 해외펀드에 대략 50대 50의 투자비중을 유지하고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철저한 분산투자를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SK증권 임우택 지점장은 “기대 수익률을 대폭 낮추고 분산투자로 위험관리에 신경써야 한다”며 “펀드상품 종류가 많기 때문에 가급적 새로 신설되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김진호기자 kimjh@knnews.co.kr

    [사진설명]  교보문고 창원점에서 시민들이 주식 및 재테크 관련 서적을 보고 있다. /김승권기자/

    ■전문가 조언- 여운상(미래에셋증권 창원지점장)  

    적립식 펀드 ‘묻지마 투자’ 위험

    우리나라 금융환경에서 적립식펀드는 단순한 재테크가 아닌 생애재무설계에 있어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더욱이 2007년 무역수지가 2006년보다 14%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본수지(펀드 등으로 벌어들인 수익 등)보다 적다는 것은 우리 경제가 상품수출에서 금융수출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반증으로, 적립식펀드의 위상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듯 최근 투자자들의 투자행태는 ‘1가구1펀드’를 넘어 ‘1인 多펀드’ 추세로 가고 있다. 즉, 목돈마련, 자녀교육, 주택구입, 노후대비 등의 생애재무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적립식펀드를 가입하는 것은 물론 동창회, 친목회, 계모임, 선물용의 자금까지로 확대되고 있다.

    적립식펀드는 위험저감 효과는 물론 재테크 효과까지 탁월하고 적립기간, 적립금액 등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묻지마식’의 투자는 바람직하지 않다. 투자되는 펀드는 원금보장이나 예금자보호가 되는 상품이 아니라 시장의 흐름이나 운용성과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지는 실적배분형의 상품이기 때문이다.

    활용하기 이전 시장전망과 적립식펀드의 구조 등에 대한 전문가의 상담이 필수적이며, 비상시에 대비하여 환매에 대한 사항들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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