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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0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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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양산마을 하천 흐름 막은 공사 허가 말이 되나”

박완수 지사, 공사 인허가 과정 감사… 도내 하천 공사 일제 점검 지시
침수피해 주민 32명 이틀째 대피… “임시도로 높아 피해 커져” 분통

  • 기사입력 : 2024-05-07 20:5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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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5일 내린 폭우로 합천의 한 마을이 침수되자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하천 흐름을 막은 공사의 허가 과정에 대한 감사를 지시했다.

    합천군 대양면 양산마을 주민 32명은 7일 오후 3시 현재 임시수용된 채 대피 중이며,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박 지사는 7일 확대간부회의에서 “하천 공사 허가를 누가 내줬나. 도와 협의했다는데 그런 허가를 내주는 관청이 어디 있느냐”고 질책하며 감사위원장에게 협의 과정에 대해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

    합천군 대양면 양산마을 인근 함양-울산간 고속도로 공사 현장./독자 제공/
    합천군 대양면 양산마을 인근 함양-울산간 고속도로 공사 현장./독자 제공/

    박 지사는 “청주 오송지하차도에 왜 인명 피해가 났느냐”고 반문하며 “비가 오거나 홍수기에 물이 잘 흐르게 하기 위해 하천이 있는 것인데 하천에 둑을 쌓으면 물이 어디로 가나. 피해 보상의 문제가 아니라 행정에서 그런 허가를 내준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도내 하천 공사에 대한 일제 점검도 지시했다.

    피해를 입은 곳은 합천군 대양면 양산마을로 인근 하천이 범람하면서 주택 31동이 침수되고, 농작물 7.7㏊, 시설하우스 14동이 피해를 입었다. 주민들은 6일 대양복지회관과 친인척집 등으로 긴급 대피했다.

    경남도에 따르면 주민 50여명 중 일부는 호우주의보 해제에 따라 6일 오후 귀가했지만, 주민 32명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경남도는 이들 이재민에 대해서는 주택 침수 상태 조사 및 복구계획 수립 후 귀가조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남도 집계 결과 7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5일부터 경남에 평균 108.3㎜의 많은 비가 내렸다. 남해가 260.6㎜로 가장 많았고, 하동 234.5㎜, 진주 156.5㎜의 비가 내렸다.

    합천은 도내 평균보다 적은 70㎜의 비가 내렸지만, 마을이 침수됐다. 경남도는 한국도로공사에서 발주한 함양~울산 고속도로 공사 과정에서 하천에 설치한 임시도로(가도)가 하천 흐름을 막아 물이 넘치면서 침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함양~울산 고속도로는 총길이 145㎞에 6조 6935억원이 투입된 건설사업으로 2014년부터 공사를 추진해 2020년 12월에 밀양~울산 구간(45.17㎞)을 우선 개통했고, 창녕~밀양 구간(28.54㎞)이 올해 말 개통 예정이다. 양산마을 인근을 지나는 합천~창녕 구간은 2026년 말 개통 계획이고 현재 공정률은 65%라고 경남도는 설명했다.

    한편 침수 피해를 입은 양산마을 주민들은 이번 폭우 피해가 전형적인 인재라며 반발하고 있다.

    양산마을 주민들은 “고속도로 공사를 하면서 하천을 막아 가도가 설치됐고, 가도에 배수관이 5개 있었지만 규모가 작고 이마저도 나무, 쓰레기 등으로 막히면서 엄청난 양의 빗물이 마을로 역류해 침수됐다. 특히 가도의 높이가 너무 높게 설치돼 빗물이 가도를 넘어 흐르지 못하고 마을로 흐를 수밖에 없어 피해가 컸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조윤제·차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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