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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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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냅니까] 이주영 장관 "마음의 짐 언제 사라질지…"

“실종자 사진 품속에… 마음의 짐 언제 사라질지…”
대책본부 등 현장 마무리… 인양 위한 TF팀 구성해 논의 중
“로봇비즈니스벨트 예산확보 애써… 마산 먹거리산업될 것”

  • 기사입력 : 2014-12-1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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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한 지 보름여 만에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로 그날부터 사고현장인 전남 진도의 간이침대에서 숙식하며 실종자 수색과 가족 위로 등 사고를 수습해왔던 이주영 해양수산부장관. 세월호 특별법 여야협상이 타결된 뒤 11월 18일 범정부사고대책본부가 해체되고 나서야 간이침대 생활을 접고 정부세종청사로 돌아온 이 장관을 지난 12일 여의도 해수부 서울사무소에서 만났다. 수염은 깎았지만 머리카락은 아직 덥수룩했고, 얼굴은 해풍에 많이 그을린 탓인지 기미와 주근깨로 그득했다. 노란 리본이 달린 상의 속에서 세월호 실종자 9명의 사진을 꺼내 보여줄 때는 눈물을 글썽댔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세월호 특별법 타결되고 나서 실종자 가족들의 동의를 받아 수중수색 종료 발표하고, 범정부사고대책본부를 해체하는 등 현장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11월 18일 마지막 범정부사고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했는데, 그동안 고생한 각 부처 공무원들을 격려하고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는 자리였습니다. 가족들의 마지막 호소도 실종자 9명을 꼭 찾게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인양을 위한 기술검토 TF를 해수부 내에 민관전문가들로 구성하고, 그곳에서 검토한 내용들을 가족들과 공유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중입니다.

    또 그 무렵이 정기국회 회기 중이라 해수부 관련 예산 챙기고 관련 법안 챙기느라 보냈습니다. 직원들에 대해 연말 예산집행 제대로 하고, 내년도 해양수산분야 업무계획을 수립하는데 좀 더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로 임하도록 독려해 왔습니다.

    -얼마 전에는 오룡호 사고까지 발생했는데.

    ▲이번 사고도 희생자가 너무 많아 안타깝습니다. 사고가 나고 대책본부가 있는 부산을 방문했을 때 가족들의 분노 섞인 항의를 많이 받았습니다. 허탈하고 슬픔에 빠져있는 가족들 입장에선 그 분노를 해수부장관에게 표출하는 것이 당연했고, 저는 그분들의 분노 섞인 의견을 듣고 사고수습에 최대한 반영했습니다. 해역에서 가까운 러시아와 미국의 협조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외교부가 컨트롤타워가 되고 해수부 등 관계 부처가 대책본부를 구성해 수습 중에 있습니다.

    -세월호 사고 시점부터 7개월을 진도군청 간이침대에서 숙식하셨는데, 소회는.

    ▲해수부가 사고책임을 가장 크게 져야 하는 부처였기 때문에 부처장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실종자 수색은 물론 실종자 가족들의 원망과 질책을 듣는 일, 그분들의 그곳 생활을 지원하는 일이 모두 제 일이어서 그곳을 뜰 수 없었습니다. 실종자를 다 찾지 못하고 수색을 끝내는 마당에 능력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참으로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당시 눈물 흘리는 모습이 많이 비쳤는데.

    ▲실종자 가족들과 지내면서 그분들이 자식들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 책임부처 장관으로서 죄스러워 눈물이 안 날 수 없었습니다, 자연히 눈물이 흘렀습니다. 실종자가 10명 남았을 때 가족들이 사진을 주면서 품에 지니고 다니면서 꼭 찾아달라고 하더군요. 지금도 마지막에 찾은 한 명을 제외한 9명의 사진을 지니고 다닙니다.

    -차기 총리후보로서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렸는데.

    ▲이 시점에서 맞지 않는 일입니다. 사고에 가장 책임이 큰 부처의 장관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수염은 언제 깎았습니까. 머리카락은 그대로 하실 생각인지.

    ▲4월 16일 현장에 달려간 이후 머리카락과 수염을 깎을 경황이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냥 기르게 됐습니다. 죄스러운 마음의 표현이 된 거죠. 수염은 지난 8월 말 테헤란에 국제의원연맹회의를 주재 하러 가면서 덥수룩한 것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깎았습니다. 머리카락은 그 시기가 언제일지 모르지만 마음의 짐이 사라질 때까지 깎지 않을 생각입니다

    -장관직을 수행하면서도 내년 정부 예산에 마산합포구 지역 예산을 많이 확보했던데.

    ▲세월호 특별법 타결 이후 틈틈이 기재부와 동료의원들을 방문하든가 또는 전화통화로 부탁한 거죠. 로봇비즈니스벨트 조성사업 예산 확보하느라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야당 의원들이 대구의 로봇클러스터와 중복된다고 주장하며 삭감하려고 해 설득하느라 고생했습니다. 로봇비즈니스벨트와 로봇랜드사업은 앞으로 마산의 미래먹거리산업이 될 것입니다.

    글·사진= 이종구 기자

    [사진설명] 이주영 해양수산부장관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해수부 서울사무소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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