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1일 (일)
전체메뉴

연말 앞둔 창원 상남동 유흥가 “해외여행 한 번 하시죠!”

연말 앞둔 창원 상남동 호객행위 실태 살펴보니…
경찰 순찰차 아랑곳하지 않고
“한잔 더 하라” 끈질긴 권유

  • 기사입력 : 2014-11-24 11:00:00
  •   

  • “형님, 해외여행 한 번 가시죠.”

    지난 21일 밤 11시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 일대. 삼촌뻘 되는 40대 남성들이 기자에게 다가와 ‘형님’, ‘사장님’이라고 불렀다. 그들은 해외여행지로 동남아시아를 추천했지만, 실제 여행은 아니다. 이들 여행지는 동남아 출신 여성 접대부를 고용한 ‘유흥주점’이다.

    연말을 앞둔 창원의 대표적인 상업지역인 상남동에 호객꾼(속칭 삐끼)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날 밤 약 2시간 동안 상남동 중심상업지구 일대를 돌아봤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 팔짱을 끼고 오붓하게 길거리를 걷는 사람들 사이로 두툼한 패딩점퍼를 입은 남성들이 눈에 띄었다.

    40대로 보이는 한 호객꾼이 기자에게 다가왔다. 그는 “술 한잔 더하고 가시죠”라며 팔짱을 끼고 기자가 걷는 방향으로 30~40m가량 따라붙었다. 때마침 경찰 순찰차가 지나가서 기자가 “저기 호객행위 단속하러 왔네요”라고 말했지만 그는 “단속 안 해요”라며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이어 “가격은 10만원부터…”라며 부가서비스(?)에 따라 바뀌는 가격을 설명했다. 호기심을 끌기 위해 부가서비스는 노골적인 내용들로 채워졌다. 자세한 설명에 지나가는 여성들의 눈길이 따가울 정도였다. 명함을 달라고 해 보낸 뒤 간신히 가던 길을 갈 수 있었다. 이렇게 약 30분 간 받은 명함만 9장이었다.

    상남동이 가장 붐비는 요일은 ‘불타는 목·금’이라는 말로 유명하다. 인천국제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상남동’이라고 했더니 창원의 상남동으로 왔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다. 수능시험이 끝난 지난 13일, 목요일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밤 9시께 상남동 분수광장 인근에서 200m쯤 걸으며 만난 호객꾼들은 10여명. 이 모습을 친구들과 함께 지켜보던 김모(18)군은 “친구들과 같이 있어서 무섭지는 않다. 오히려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호객행위는 엄연한 불법이지만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친다. 관련법도 식품위생법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호객행위의 뿌리인 성매매를 근본적으로 근절해야 한다”며 “호객행위에 대해서는 단속보다는 계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창원중부경찰서의 올해 10월까지 관내 성매매 적발건수는 44건으로 작년 동월기준 20건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정치섭 기자

    sun@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정치섭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