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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3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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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기바둑 4급이 3~4단에 80전 78승, 무슨 수를?

실제론 아마 5단이 무선 송수신 장비로 훈수… 5000만원 챙겨
카메라·무선이어폰 등 동원해

  • 기사입력 : 2014-10-2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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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기바둑에 쓰인 특수장비들.


    바둑을 소재로 한 일본 만화 ‘고스트 바둑왕’에는 바둑 절대고수인 ‘사이’의 영혼이 초등학생 주인공에게 훈수를 둬 프로 바둑기사까지 물리친다. 이 같은 일이 현실에서도 벌어졌다.

    평소 내기바둑을 즐기는 아마추어 4급 실력을 가진 40대가 초등학생 역을, ‘사이’ 역은 아마추어 5단 고수가 맡았다. 다른 점은 고수가 초소형 카메라와 영상장비, 송수신기로 훈수를 뒀다는 점이다.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8일 바둑 고수에게 접근해 내기바둑을 제안한 후 초소형 카메라로 바둑판 상황을 전송하고, 또 다른 고수가 훈수를 두는 방법으로 사기바둑을 둔 혐의(사기)로 A(51)·B(49)·C(48)씨 등 일당 3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평소 기원에서 내기바둑을 자주 뒀던 A씨는 지난해 9월 6일 도내 한 기원에서 자신의 실력을 알고 있는 고수에게 접근해 내기바둑을 제안했고, B씨는 별도 장소에서 A씨 옷에 설치된 초소형 카메라를 통해 전송된 상황을 모니터로 보며 A씨에게 무선이어폰을 통해 훈수를 두는 수법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양쪽을 오가며 장비를 점검하는 등 역할을 맡았다. 이들 일당은 이날 내기바둑 16판을 둬 모두 이겼다.

    이들 일당은 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아마추어 3~4단을 상대로 총 80번 바둑을 둬 78번을 이겼다. 피해액은 5000만원에 달한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A씨 실력을 알고 있던 터라 내기바둑 제안을 쉽게 받아들였고, 하수라고 여긴 이에게 계속 지니 자존심도 상하고 분한 마음에 내기바둑을 계속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차상호 기자 cha83@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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