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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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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416) 제6화 인형의 집 76

“나도 자기가 보고 싶어”

  • 기사입력 : 2014-09-0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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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주희의 콧소리에 장대한은 짜릿한 전율이 전신으로 흐르는 것을 느꼈다.

    “정말이지. 주희는 영원히 내 애인이야.”

    장대한도 달콤하게 속삭여주었다.

    “호호. 알았어요. 모레 저녁에 꼭 와야 돼요?”

    “그래.”

    “모레 오면 내가 죽여줄게 기대하세요. 호호….”

    송주희는 깔깔대고 웃으면서 전화를 끊었다. 장대한은 송주희의 예쁘장한 얼굴을 떠올리고 미소를 지었다. 도대체 무엇을 죽여준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 정부 어떻게 지내셔?”

    송주희와 통화하고 5분도 되지 않아 조연옥이 끈적거리는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장대한은 여자들에게서 전화가 계속 오자 당혹스러웠다. 그러나 전화를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중국에 갔다가 돌아와서 쉬는 중이야. 선배는 뭘하고 있어?”

    “정부가 뭘하고 있겠어? 옆자리가 쓸쓸해서 술을 마시고 있지.”

    조연옥이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어쩌나?”

    “내일 낮에 만날까?”

    “내일 낮에?”

    “정부는 낮에 은밀하게 만나는 거 아니야? 그래야 더 스릴 있지.”

    “진짜 감미로운 것은 남편 있는 여자래. 돌싱들이 뭐가 감미로워?”

    “쳇! 그럼 나는 정부 자격도 없는 거야?”

    “선배는 돌싱이라도 요염하잖아?”

    “그거 칭찬이야? 욕이야?”

    “칭찬이지. 선배의 몸이 정말 섹시해. 내일 낮에 만나자. 시내 어디에서든….”

    장대한은 전화기에 대고 한껏 너스레를 떨었다.

    ‘조연옥도 보통 여자는 아니군.’

    장대한은 통화를 끝내자 이윤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기왕에 여자들에게 전화를 받았으니 그녀에게도 전화를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빈대떡 생각이 나서 전화했어요.”

    이윤자는 장대한에게 특별한 여자였다. 비록 중년의 여인이라고 해도 장대한에게는 잊을 수 없는 여자였다.

    “빈대떡 할까?”

    이윤자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오늘은 안 되고 내일 밤에 갈게 만들어줘요.”

    “그럼 왜 오늘 전화를 했어?”

    “좋아서요. 보고 싶기도 하고….”

    “나도 자기가 보고 싶어.”

    이윤자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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