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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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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창원 국가산단 40년, 지속성장 길을 묻다

비싼 용지난에 유망기업 이탈… 단순생산 기지 전락
용지공급 없어 실거래가 급등으로 신규시설투자 불가능… 많은 강소기업들 철수 준비
첨단기술 약화로 중저위급 제품 생산… 자체 연구능력 부족해 제품 경쟁력도 떨어져

  • 기사입력 : 2014-09-0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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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생산기지 전락이 우려되는 창원국가산업단지. /경남신문 DB/
    ◇?창원국가산단?공시지가·실거래가?추이???(단위?:?원/㎡)
    구분\연도별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6
    공시지가 160,160 178,000 178,000 482,000 501,200 506,436 530,000 554,200
    실거래가 695,000 813,500 672,586 1,047,000 1,484,000 1,200,000 1,477,000 1,311,640
    ※?분양가(최종년도?2001년?기준)?173,151원,?자료?:?한국산업단지공단
    ◇?창원?국가공업단지?조성단가
    단지별 총사업비
    (백만원)
    조성면적
    (천㎡)
    가용면적
    (천㎡)
    ㎡당?원가(원)
    (평당)
    사업시행기간
    제1단지 6,700 4,126 2,992 2,200(7,400) 73.?12?~?78.?11
    하구단지 6,282 1,564 1,191 5,200(17,400) 74.?11?~?81.3
    적현단지 6,484 901 762 8,500(17,400) 75.?4?~?83.?12
    삼동단지 12,628 1,606 1,310 9,600(31,900) 76.?11?~?86.?11
    완암단지 6,366 902 780 8,100(27,000) 77.?3?~?83.?2
    안민단지 4,224 615 528 7,900(26,400) 77.?7?~?83.?2
    제2단지 68,361 3,821 3,558 19,200(63,500) 77.?12?~?92.?12
    성주단지 29,235 1,985 1,608 18,100(60,200) 78.?11?~?93.?12
    차룡단지 146,298 3,107 2,205 47,100(155,700) 79.?5?~?93.?12
    월림창곡 101,038 429 411 245,800(814,800) 90.?3?~?93.?12
    ?


    비싼 공장부지, 전통산업 퇴조, 유망기업 이탈….

    조성 40년을 넘은 창원국가산업단지가 공동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속성장’에 대한 확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한다. 하지만 작금 창원국가산단의 행태를 보면, 변화에 대응하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 LG전자는 2000억원을 투자해 연구원 1000명을 고용하는 R&D복합연구센터를 설립하려 했으나 행정의 느림보 지원 등 각종 이유로 무산됐다. 여기다 세아제강, 나라엠앤디 등 유수의 강소기업들이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 창원국가산단이 어디부터 잘못됐는지, 어떻게 해야 안정화 궤도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인지, 전문가와 기업인, 학계의 조언을 통해 지속성장의 길을 찾고자 한다.

    ◆용지난과 비싼 땅값= 용지난은 높은 기업체 증가에 비해 산업용지의 공급부족으로 생긴 현상이다.

    실제 지난 2011년 현재 산단 내 입주업체는 산단 조성 초기 보다 크게 늘어 2000개가 넘는다. 그러나 산업시설 구역은 전체 관리면적 가운데 70%인 1724만2000여㎡로 변동이 없다.

    여기에다 입주업체들은 신규 시설투자가 요구되지만 용지부족으로 한계에 이르렀다.

    부지난과 함께 인력수급이 용이하고 좋은 인프라 환경이 구비된 곳으로 입주하려는 기업체도 꾸준히 증가하면서 부지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태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동남지역본부에 따르면 ㎡당 2200원~4만7100원(분양시기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음)이던 창원산단 내 공장부지 분양가(단 월림·정곡 제외)는 2014년 현재 공시지가로 55만4200원을 기록하고 있다. 부지가격은 분양 후 2007년에 ㎡당 16만원으로 오른 뒤 2009년까지는 비슷한 가격을 보이다가 2010년에 48만원으로 껑충 뛴 후 2011년에는 50만원대에 진입했다.

    실거래가격(주로 건물 포함)도 2007년 ㎡당 70만원에서 2008년 81만원, 2010년 104만원, 2011년 148만원 등으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현재 공장의 임대가격은 3.3㎡당 3만~3만5000원을 보이고 있다.

    유망기업 이탈= 용지난에다 비싼 땅값으로 신규투자가 어려워 창원산단을 완전히 떠나거나 제2공장이나 다른 사업부분을 다른 지역에 투자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세아그룹 계열사 세아제강은 신규 설비 설치 등 공장 확장을 추진하다 부지 부족으로 전남 순천에 공장을 새로 짓고 창원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순천에 추가적인 설비공사 등으로 현재 창원공장이 정상 가동 중이지만 부지(8만9100㎡)는 이미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한국철강 관계사인 영흥철강도 최근 신규라인 설치가 어려워 충남 보령에 21만4500㎡의 부지를 구입해 탄소봉강 부문을 이전했다.

    회사 관계자는 “창원 주변에 부지를 찾았지만 구하기가 어렵고 땅값도 3.3㎡당 500만원으로 도저히 경쟁력이 없어 보령에 신규 투자를 하게 됐다”면서 “보령은 땅값이 3.3㎡당 30만원으로 싸고 주변 관계사와 사업 연계 차원 등에서 적지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금형전문업체인 나라엠앤디도 창원 2공장에서 벌이는 자동차부품 관련 사업 확장을 위해 지난 7월 대구시 달성구 대구산업단지에 약 3만3058㎡ 부지를 신청했다. 회사 측은 현재 터가 좁아 확장이 필요한데다 울산과 충청지역에 있는 납품하는 회사와 접근성 등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경남금형조합 소속 50여개 회원사도 현재 공장 부지가 협소해 확장을 위해 함께 입주할 협동화단지를 창원시 인근에서 찾고 있지만 해결이 안 될 경우 타 지역으로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기계부품 생산 업체인 동산테크는 지난해 8월 초 기존 창원 의창구 팔룡동 공장을 떠나 함안군 일반산업단지로 이전했다.

    이에 앞서 ㈜KHPT는 지난 2009년 전남도 등과 투자협약을 통해 전남 여수 율촌1산단에 120억원을 투자, 열교환기 등 석유화학설비를 생산하기로 했고, 태양전지 생산업체였던 ㈜KPE도 지난 2009년 900억원을 투자해 부산 화전산단에 태양광 제조 설비를 갖춘 공장을 설립해 이전했다.

    이 외에 창원산단 업체는 아니지만 자동차부품과 기계부품을 생산하는 마산회원구 봉암동 (주)성우엔지니어링도 지난 7월 대구일반산업단지에 신규투자를 하기로 한 상태다.

    단순 생산기지 전락= 창원산단이 첨단기술의 약화로 중저위급 제품을 생산하는 단순 임가공 중심의 생산기지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창원산단은 48개 대기업이 총생산의 87.3%를 차지하고 나머지 2340개 중소기업은 12.7%밖에 점하지 못하는 대기업 중심의 수직계열화된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대기업은 기획업무와 연구개발 등 핵심기능을 이미 수도권으로 옮겼고,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으로부터 도면을 받아 주문받은 부품을 그대로 찍어내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는 지난 10여년간 창원산단에 있던 주요 대기업의 연구소들이 수도권으로 이전한데다 지자체나 정부의 지식기반산업조성과 R&D투자부족, 우수인력 유출 등이 서로 맞물려 발생했다는 게 관련업계의 의견이다.

    실제로 대기업 연구소가 지역에 있을 때는 중견기업·중소기업 연구소와 대학 등이 공동연구를 수행하면서 전체적인 R&D역량이 올라갔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 떠나 중견·중소기업 연구소도 자체 연구능력 부족으로 제 역할을 못하면서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 2000년도 38.4%이던 수출품 중 첨단기술 제품비율은 지난 2012년 11.6%로 세배 이상 떨어진 반면 중·저위 기술 제품은 같은 기간 32.9%에서 62.1%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창원산단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의 상당수가 중국 등 신흥국에서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창원산단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철강·철강제품·기계 등 산업은 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중국에 추월당했고, 조선과 IT 등은 중국이 빠른 속도로 한국을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난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연평균 16.8%이던 창원산단의 기계산업 성장률은 이후 5% 이하로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1.5%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조유섭 경남테크노파크 정책기획 단장은 “창원산단이 연구개발 중심의 인프라 구축과 첨단벤처 집적단지 조성, ICT와 나노기술 등을 융합한 정밀기기산업으로의 전환 등을 통해 신산업을 창출하고, 기술수준과 상품의 질을 높이는 고부가가치산업으로 가야만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명용 기자

    my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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