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경남비경 100선] (71) 통영 달아공원에서 바라보는 한려해상

하늘과 바다 사이 ‘섬 징검다리’

  • 기사입력 : 2014-08-28 11:00:00
  •   
  • 메인이미지
    통영시 산양읍 달아공원 전망대에 오르면 대매물도, 비진도, 학림도, 연화도, 만지도, 사량도 등 한려해상의 많은 섬들을 조망할 수 있다.


    여름인데도 햇볕을 볼 수 있는 날은 그리 많지 않았다. 장마가 끝나가자 태풍 ‘너구리’와 ‘나크리’, ‘할롱’이 연이어 한반도를 찾아왔고 경남지역 곳곳에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태풍이 지나가면 비가 그칠까 싶더니 소위 ‘가을 장마’까지 심술을 부리고 있다. 올여름은 비로 가득 찬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몇 주를 기다린 끝에 기상청에서 맑은 날이 이틀 정도 이어질 것이라는 정보를 들었다. 그리고 햇볕이 들던 날, 통영 달아공원 전망대를 찾았다. 그곳에 서면 여름 내내 축축하고 눅눅해 있던 몸과 마음이 산뜻해질 것 같았다.



    ◇달아공원 전망대

    달아공원은 통영 산양읍 남서쪽에 자리잡고 있다.

    남쪽에 자리한 미륵산 해안을 중심으로 나 있는 산양일주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중간 지점쯤에 달아공원이 있다.

    달아공원에 이르기 전 수려한 한려해상의 정취에 정신을 팔리면 잘못하다 스쳐 지나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달아공원 맨 끝에는 달아전망대라는 곳이 있다. 이곳 전망대에서 여름 바람에 기대 서 있으면 파랗게 펼쳐진 바다 위 한산, 욕지, 사량 등을 포함한 수많은 섬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달아공원 뒤편에 자리한 미륵산이 통영에서 최고의 일출 정경을 자랑하는 곳이라면, 달아공원은 통영에서 최고의 일몰을 자랑하는 곳이다. 일몰 시각이면 달아공원은 주차장에 주차할 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산양읍 이야기

    달아공원을 알기 위해서는 달아공원이 속한 산양읍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산양읍은 통영시 남부 해역에 있으며, 예로부터 군사 요충지였는데 고려시대에는 왜구를 막기 위해 구당포성, 당포성, 삼천진이 설치됐고 임진왜란 때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이곳의 진지를 이용해 당포대첩 승전을 거두기도 했다.

    조선시대에는 충청·전라·경상도의 삼도 수군을 거느린 통제영(1604년)이 이곳에 있었는데, 이 때문에 수공업이 발전했을 뿐만 아니라 해산물이 풍부해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고 한다.

    현재 주민 대부분은 어업에 종사한다. 예전에는 굴, 멍게 등이 주민들의 주요 수입원이었으나, 현재는 어류축양단지가 조성돼 있다.

    수산물로는 가자미, 멸치, 갈치, 방어 등이 어획되고 특산물인 피조개가 유명하다.

    산양읍은 자연 경관이 수려해 읍 전체가 한려해상국립공원에 포함돼 있다.



    ◇당포 포구, 이순신 장군의 격전지

    통영대교를 지나 달아공원 방향으로 산양일주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오른편에 당포 포구가 보이는데 이 포구 앞바다가 바로 이순신 장군이 당포해전을 승리로 이끈 곳이다.

    이순신은 난중일기에서 당포해전을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6월 2일 맑음. 아침에 출발해 곧장 당포 앞 선착장에 이르니, 적선 20여 척이 줄지어 정박해 있었다. 우리 배가 둘러싸고 싸우는데, 적선 중에 큰 배 한 척은 크기가 우리나라 판옥선만 하였다.(중략) 편전과 크고 작은 승자총통을 비오듯 마구 쏘아댔더니 왜장이 화살에 맞고 떨어졌다. 그러자 모든 왜적이 한꺼번에 놀라 흩어졌다. 여러 장졸이 일제히 모여들어 쏘아대니, 화살에 맞아 거꾸러지는 자가 얼마인지 그 수를 알 수 없었고 모조리 섬멸하여 놓아두지 않았다. 얼마 후 큰 왜선 이십여 척이 부산에서부터 바다에 줄지어 들어오다가 우리 군사들을 바라보고는 도망쳐서 개도(介島)로 들어갔다.’



    ◇달아공원의 관해정

    달아공원 입구에서 5분 정도 완만하게 닦인 공원길을 따라 올라가면 오른편에 관해정(觀海亭)을 볼 수 있다.

    정자 양편으로는 동백나무가 줄지어 자라고 있는데 달아마을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일 뿐만 아니라 한려수도의 장관도 감상하고 낙조나 달이 뜬 밤의 은물결을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기도 하다.

    관해정을 지나 바다 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그야말로 땅끝에 선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이름을 갖지 못한 작은 바위섬에서부터 대·소장재도, 저도, 송도, 학림도, 곤리도, 연대도, 만지도, 오곡도, 추도 그리고 멀리 욕지열도까지 수십 개의 섬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전망대에는 섬 이름을 안내하는 대형 지도가 한쪽에 설치돼 있어 실제 섬과 이름을 짝지어 가며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달아는 어디서 온 것일까

    옛 가야 지역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다라(多羅)계의 지명에서 유래된 토박이 지명인 다라, 다래 등에서 따왔다는 설과, 한자 지명인 달아를 풀이해 주변의 지세가 마치 코끼리의 어금니를 닮은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요즘 달아라는 명칭은 달 보기에 좋은 곳이라는 쉬운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통영 사람들은 보통 ‘달애’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달아공원 주변에는 달아마을이 있는데 최근 인근에 있는 섬인 하림, 저도, 연대도 등으로 왕래하는 도선 섬나들이호가 취항해 섬에 드나드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글= 고휘훈 기자 24k@knnews.co.kr 사진= 김승권 기자 skkim@knnews.co.kr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고휘훈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